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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시나리오 작성(2)

이글은 [TRPG] 바바 히데카즈의 마스터링 강좌 - 제2장 시나리오 작성(1)에서 이어지는 글이며, 해당 내용이 길어서 분할하여 연재 합니다. 저작권 부분은 강좌 [TRPG] 바바 히데카즈의 마스터링 강좌 서문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2.2 게임 요소의 명확화(Step 2)

2.2.4 제한

바바 히데카즈의 마스터링 강좌 2장 시나리오 작성(2)


이번 회에서는 게임 요소 중 하나인 '제한'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먼저, 늘 그랬듯이 장기의 예를 들어봅시다.

장기는 상당히 제약이 많은 게임입니다.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턴에서 말을 하나 움직이든지, 상대방 말을 하나 먹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한 번에 복수의 말을 움직이는 것은 안되며, 말이 판 밖을 돌아서 우회하는 것도 안됩니다. 그 외에도, 말이 한번에 두 번 움직이는 것도 안되고, 포는 포끼리 잡지 못하는 등 등, 룰적인 제한 외에 시간 제한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들 제약은, 장기를 재미없는 게임으로 만들고 있습니까?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들 제약을 지켜가면서 자신의 턴에 최선의 수를 찿는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바로 장기의 매력이기 때문이지요.


다른 게임도 마찬가지입니다. 룰에 "무엇무엇은 하면 안된다."라든지"A와 B중 하나를 고르라"라고 제약이 주어져 있는 경우, 그것은 그 제약이 주어져 있는 편이 의사결정의 질이 올라가기 (좀 부드럽게 말하자면, 게임이 재미있어진다) 때문이지, 플레이어를 괴롭히려고 하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알피지는, 다른 게임에 비해 자유도가 높고, 선택지가 많기 때문에 더더욱 '제약'이 중요해 집니다.

그런데, 알피지 룰에 명기되어 있는 제약은 별로 없습니다. 전투나 마법 관련을 제외하면, PC의 행동에 대한 제약은 거의 아무것도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룰에 명기되어있지 않은 제한은 배경세계라는 형태로 제공됩니다.(이에 대해서는 제 1장에 서 설명 드린 그대로입니다.)

그러나, 배경세계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개개의 세션이 게임으로써 성립하기 위해서는 그 세션 특유의 '제한'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누가? 어떻게? 물론 게임 마스터가 시나리오의 형태로 준비하는 것입니다.


전에 나왔던 '메타 장기'의 예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봅시다.

메타 장기도 여러 가지의 제약을 제공해 줍니다. 예를 들면, 졸은 뒤로는 못 움직인다라는 것은 메타 장기의 룰에 정해져 있는 제약입니다.

하지만, 통상의 장기에 있어서의 제약 중에, 예를 들어 '한 턴에 두 번 움직이는 것은 금지' 라든지 '한 턴에 움직일 수 있는 말은 하나 뿐' 등의 제약은 메타 장기의 룰에는 정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들 제약은 메타 장기를 기초로 하여 특정 게임 '장기'를 디자인할 때 결정된 것입니다. 어떠한 경우에든, 플레이어는 모든 제약을 잘 지키면서 게임을 진행해 나가지 않으면 안됩니 다.

알피지도 똑같습니다. 플레이어는 룰이나 배경세계라는 형태로 정해져 있는 제약뿐만 아니라, 특정 시나리오에 있어서 게임 마스터가 정한 제한도 분명히 지켜가면서 게임을 진행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가끔, '제약'을 싫어하는 플레이어를 보곤합니다.

그러한 사람은, PC의 행동이 구속된다라는 느낌을 받으면 맹렬하게 반발합니다.

룰에 명기되어있는 제한마저도, 비현실적이다 뭐다 하면서 트집을 잡으며 지키지 않으려고 합니다.

게임 마스터가 룰에 명기되어있지 않은 제약을 정하려 하면, 협박이나 애원으로 이 결정을 철회 시키려 합니다.


이것은, 장기에서 '한 턴에 한 번 밖에 못 움직이는 것은 비현실적이다'라든지 '판 밖을 우회해서 적진의 배후를 찌르는 것은 일반적인 전술이니 허락되어야 한다'라고 말하는 거나 똑같은 것입니다.

정말로 유아적인 태도라 하겠습니다.


룰이 결정하는 제한과, 배경세계가 제공하는 제약, 또 게임 마스터가 정한 제한을 모두 지켜 가면서, '목표'를 지향하며 보다 훌륭한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것, 그것이 바로 알피지를 플레이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게임 마스터가 설정한 제한에 대해 항의한다는 것은, 유아적인 행위(그저 때를 쓰고 있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유아적인 발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은, 가끔 "테이블 토크 알피지에서는 뭐든 자기가 하고 싶은 행동을 자유로이 할 수 있어야 한다"라든지," 이 (특정의) 알피지는, '뭐든 지 할 수 있다.' 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등등의 말도 안되는 말을 하곤 합니다. 게임의 플레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기본이 전혀 안되어 있다고 밖에는 할 수 없는 언동입니다.


하지만, 항의하고 있는 플레이어가 정당할 때도 간혹 있습니다.

게임 마스터가 시나리오에서 '제약'을 결정할 때는, 어디까지나 뛰어난 게임(시나리오)을 디 자인 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합니다.

스토리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할 수 없도록 제한 한다든지, 마음에 안드는 행동을 저지하기 위해 제한을 둔다든지, 단순히 플레이어를 괴롭히고 싶어서 제한을 둔다든지 하는 일은 게 임 마스터의 직권 남용 이외에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런 일을 한 게임 마스터가 플레이어로부터 '부당한 속박이다'라는 항의를 듣는 것은 당연 한 일이겠지요.

자신이 결정한 '제약'에 대해 플레이어로부터 항의를 받았을 경우, 게임 마스터는 자신이 정 한 제약이 정당한 것 인지에 대해 겸허한 마음으로 검토하기 바랍니다.


만약, 그것이 부당한 속박이었다는 반성이 있다면, 플레이어의 항의를 받아들여 제약을 폐지 하거나 변경 해야 합니다. 이것이 게임 마스터의 책임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결정한 제약이 정당한 것이라는 자신이 있고, '플레이어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유아적인 태도로 때를 쓰고 있을 뿐이다'라고 판단하였다면, 설정한 제약을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도록 하십시오. 이것은 게임 마스터의 권한이자 의무입니다(처치 곤란한 플레이어에 대한 대응에 대해서는 제 4장에서 좀 더 넓은 관점으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자, 이제 게임에 있어서의 '제약'과 그것이 게임에서 행하는 역할에 대해 이해하셨으리라 믿 습니다.

그러면, 기본 스토리를 다시 한번 살펴보십시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제약을 순서대로 유출 하여 주십시오. 만약 기본 스토리에 아래에 열거한 것 같은 제약이 없을 경우, 혹은 제약이 너무 간단하다고 느낀다면, 이를 적당히 조정하여 주십시오.


- 시간 제한

우선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기간 제한입니다.

시간 제한이란, "3일 이내에 목표를 달성하지 않으면 안된다"등과 비슷한 종류의 제약입니다.

이와 같은 경우 반드시 3일이라든지 2시간 등의 절대시간으로 제약을 설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식료가 바닥나기 전에"라든지 "추적자에게 잡히기 전에"라든지 "조사가 중지되기 전에"라 는 식으로 시간 제한을 주는 경우도 자주 있습니다. 후자의 방법을 사용할 경우, 언제 제한 시간이 될지 정확하게 알 수 없으므로 보다 서스펜스를 줄 수 있습니다.

시간이 제한됨으로써 스릴이나 긴장감이 생기며, 플레이는 팽팽하게 진행되게 됩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게임 마스터가 시간 제한을 제대로 다룰 때의 이야기 입니다만, 이 수법, 즉 '타임 스케일 관리'에 대해서는, 제 3장에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반대로 시간 제한이 없으면 플레이어들이 한없이 정보수집을 계속하거나, 장해물이 없어지 기만을 계속 기다리는 등의 방만한 안전책을 편다든지, 어쨋거나 긴장감이 없는 방만한 플레이가 될 위험이 있습니다.

어떠한 시나리오에서든, 어떠한 형태로든 시간 제한을 두어야 합니다. 기본 스토리에 시간 제 한 요소가 들어있지 않다면 게임마스터가 적절히 정해 주십시오.


-이동 제한

시나리오 상에서 PC가 이동 가능한 범위에 제약을 가하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습니다.

가장 단순한 것은 던전을 무대로 하는 것입니다. PC는 게임마스터가 준비한 방이나 통로의 범위를 벗어나 이동할 수 없습니다.

말 그대로 '던전'이 아나더라도, 빌딩 내부라든지, 지하도라든지, 바다에 뜬 외딴 섬이라든 지, 산골 벽촌이라든지, 어쨋든 간단하게는 밖으로 나갈 수 없는 폐쇠된 장소를 무대로 한 후 외부와의 접속을 끊기만 하면 플레이어를 던전으로 몰아넣은 것과 실질적으로 동일하게 되어버립니다.


외부와의 접속을 끊는 방법으로는 기후(폭풍우등), 사건(토사붕괴, 전쟁 발발, 전염병 만연, 하천 범람 등), 권력(통행금지, 건문)등의 수단을 사용합니다.

폐쇠된 장소를 무대로 하지 않는 경우, 이동 수단을 제한한 후, 이동시간, 식료, 여비 등 이동하는데 따라서 소비되는 것에 대한 상한을 두면 됩니다.


예를 들어, 환타지 알피지에서 도보 이외의 교통수단이 없도록 한 후 3일이라는 시간 제한 을 두면 다른 도시나 마을에 이동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됩니다.(다른 도시나 마을까지 걸어 서 가는 데는 수일 이상이 소요된다고 가정할 때)

시간 제한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가지고 다닐 수 있는 중량을 제한 한 후 마을 바깥은 사막 같은 것이어서 물도 식료도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해버리면, 마을에서 이동 가능한 거리 를 제한 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마법 등의 영향으로 하루에 한번은 교회에서 참회하지 않으면 저주로 죽게된다 는 설정을 만들면, 마을에서 하루 이상 걸리는 곳으로는 이동할 수 없게 됩니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할 수 있으니, 직접 연구해 주시기 바랍니다.


SF-RPG인 '트레블러' 시리즈의 우주 여행도 같은 발상으로 이동에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트레블러에서 우주선은 한 별에서 다른 별로 점프를 합니다만, 점프 한번에 1주일이 걸린다 는 설정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서로 다른 성계를 한번 왕복하는데 최소한 2주일은 걸리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레블러에서는 잠깐 동네별까지 가서 아이템을 사 오거나 정보를 얻어오는 등의 행동은 취할 수 없도록 되어 있는 것입니다.


시간 제한과 공간 제약, 이 두 가지 제약은 어떠한 시나리오에서도 필요합니다.

본래 어떠한 기본 스토리의 주인공이라도 이 두 가지 제약을 의식하면서 행동하고 있을 것 입니다.


만약 세계(혹은 우주)의 어느 곳이라도 간단하게 이동할 수 있고, 또 과제 해결에의 제한 시간이 무기한이라도 하면, 주인공이 기본 스토리에 나와있는 것 같은 모험을 해야 할 이유는 아마 어디에도 없을 것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만약 이와 같은 제약이 없을 경우, '과제를 누군가 다른 사람이 해결 하든지, 혹은 자연소멸 할 때까지 기다린다'라든지 '온 세상을 뒤져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을 찿아서 데려온다'라는 등의 행동도 가능해집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시간이나 공간의 제약이 있으므로 해서 주인공이 모험을 떠날 필연성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당신이 선택한 기본 스토리에는 분명 어떠한 방법으로는 모험을 다루고 있을 것입니다. 그 것을 원작으로 고른 이상, 플레이어(그리고 PC)에게 시간 제약이나 공간 제약을 주는 것은 마스터의 책임입니다.


제약이라는 점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항목은 시간과 공간 뿐만은 아닙니다.


-사회적 제약

PC는 자신들이 속하는 사회의 규율을 지키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것은 법률일 수도 있고, '거리의 법칙'일 수도 있고, '마을의 불문율'일 수도 있습니다. 혹은 종교상의 제한(계율), 관습상의 제한, 상식이나 도덕에 의한 제한, 계약에 의한 제한일지도 모릅니다.


기본 스토리를 다시 한번 확인해 주십시오. 주인공은 반드시 이러한 사회적 제한 하에서 의사결정을 하고 있을 것입니다. 설사 주인공이 법률이나 도덕 등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악 인이라 할지라도, 나름대로 무언가 지키고 있는 규범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예를 들면 무엇 무엇만은 건드리지 않는다든지, 도한 동료만은 무슨 일이 있어도 배반하지 않는다든지) PC가 이러한 사회적 제약, 혹은 규범을 완전히 무시하고 행동하는 것을 허락하게 되면, 게 임은 성립하지 않게 됩니다. 


그러므로 게임 마스터가 PC가 지켜야 할 사회적 제약에 대해 시나리오 작성 단계에서 생각해 두었다가, 플레이어와 이에 대해 상의하는 일이 중요해 집니 다.


물론, 반드시 '법률을 완전히 지키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대 부분의 세션에서 PC는 법에 저촉되는 행동을 하게 되겠지요. 그것은 별로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고려 해야 할 사회적 제약은 무엇인가, 어디까지가 '융통성의 한계'인가, 어디까지가 '절대로 지키지 않으면 안되는' 영역인가, 플레이어와 게임 마스터간에 미리 합의를 하고 있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예를 들어 종교를 진지하게 다루는 배경세계에서는, PC가 어떠한 종교의 신자인 경우 그 종교적 규범은 그 PC에게 있어 '절대적'이며, 그에 저촉되는 행위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 다고 보아도 상관없겠지요.


이것은, 플레이어나 게임 마스터가 종교나 계율이라는 것에 어떠한 견해를 가지고 있는가와 는 관계가 없습니다. 플레이어가 신앙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해서 PC가 그 종교의 계율을 몰래 어기는 것을 용서해서는 안됩니다. 종교한 어떠한 때라도 절대로 지켜야 할 계율을 주 기 때문에 종교라 불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혹은, 자신의 PC에게 '거리에서 일상 잡화를 살 때에도 장갑 전투복을 벗지 않는다'라는 행 동을 시키는 플레이어와도 사회적 제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사회적 제약을 잘 활용하면, 플레이어의 의사결정을 상당히 수준 높고 흥미 깊은 것으로 하 는 것이 가능합니다.

'의리와 인정을 천칭에 달면','악법도 법','거짓도 방편'...사회적 제약에 관한 딜레마는 드라마의 보고라고 해도 좋을 정도입니다. 개인의 의견과 사회적 제약이 모순을 일으켰을 때, PC가 어떻게 의사결정을 할까, 여기서 게임과 드라마의 훌륭한 융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진정으로 수준 높고 흥미 깊은 의사 결정은, 사회적 제약을 중시하는 자세가 있음으로 해서 비로소 태어나는 것입니다. 


반대로, 귀찮다고 해서 사회적 제약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고 의사결정을 행하게 된다면, 그것은 게임으로서도 드라마로서도 얄팍하고 경박한 ' 재미없는' 게임으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게임 마스터는 이점을 이해함과 동시에, 플레이어에게도 잘 이해 시켜 주십시오. 제약을 플레이어를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 정보와 장비

정보와 장비(아이템)은 게임을 진행하는데 있어서 키가 되는 자원입니다.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PC들은 최종적인 목표를 늘 염두에 두면서도 우선은 필요한 정보나 장비를 구하기 위해 행동할 것입니다. 게임 마스터는 준비해 온 정보와 장비를 조금씩 플레이어에게 전달함으로써 게임을 진행해 갑니다.


정보나 장비를 언제, 어떻게 PC에게 넘겨주는가는 게임 마스터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의 하나 입니다. 그리고, 손에 놓은 정보나 장비를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바로 플레이어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의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정보나 장비를 안이하게 제시하다 보면 게임 밸런스가 무너지거나 최악의 경우 세션이 붕괴 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예를 들어, 기분 좋게 강력한 마법 아이템들을 플레이어들에게 부리고 나서 나중에 후회하는 것은 아직 익숙하지 않은 게임 마스터에게 흔히 있는 실패입니다. 실수로 예정보다 빨리 키가 되는 정보를 제시해 버려서, 예정되어있던 전개가 깨지는 바람에 파랗게 질리게 되었던 경험은 누구나 한번은 있겠지요.


정보나 장비를 언제, 어떻게 줄 것인지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제 3장에서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여기서는 시나리오 작성 시에 생각해야 할 '제한'에 중점을 맞추어 생각해 보기로 하지요.


게임 마스터는 애초에 세션중에 그 정보나 장비를 등장시킬 것인가의 여부에 대해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정보나 장비에 관한 '제약'을 설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플레이어의 흥미를 끄는 목적만으로 존재하는 수수께끼, 미스터리'를 낼 경우, 그 해답이나 진상을 플레이어는 절대로 알 수 없다고 정해놓는 편이 좋겠지요.


너무나 편리한, 혹은 강력한 장비에 대해서는 플레이어들에게 '손에 들어올지도 모른다'라고 생각하게만 해 놓고 결국은 절대로 손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습니다.

시나리오에 관한 모든 정보를 플레이어에게 제시할 의무는 없습니다. 룰 북에 나와있는 모 든 아이템을 가게에서 팔고 있다는 법은 없는 것입니다.


게임 마스터는 게임 밸런스를 고려하여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범위 내에서 '입수 가능한 정 보나 장비'를 조정해 주십시오.

알피지 시스템에 있어서는 입수 가능한 정보나 장비를 제한하기 위한 룰이 이미 준비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룰을 활용하든지, 아니면 이들을 참고하여 게임 마스터가 제 한 방법을 생각하도록 합시다.


예를 들어, 트레블로에서는 'Tech Level'이나 '치안도'라는 파라미터에 의해 입수 가능한 정 보나 장비가 제한됩니다. Tech Level이 4인 세계에서는 컴퓨터 네트워크는 존재하지 않고, 치안도가 8인 세계에서 중화기를 손에 넣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지요.


그 외에도, 중요한 정보를 입수하면 Santy Level이 떨어진다든지, Securtiy Clearance에 반 하는 장비를 가지고 있으면 반역 포인트가 증가한다든지, 어설프게 정보 수집을 하면 '검은 옷을 입은 남자들'이 찿아와서 폭행을 한다든지, 순정부품을 손에 넣고 싶으면 적의 Mech 를 쳐부수지 않으면 안된다든지, 깊은 안개 속에서 웬지 장비가 금방 사라져 버린다든지, 여러가지 알피지 시스템을 조사하면 정보나 장비에 제한을 주는 룰을 얼마든지 발견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반복합니다만, 플레이어에게 '제약'을 지켜가며 플레이하는 것의 중요성을 잘 이해시켜 주십 시오.

그렇지 않으면, 제약을 싫어하는 플레이어는 '어떻게 제약을 깨버릴까'라는 대책 없는 방향으로 빠져버릴 위험이 있습니다.

이를 권투에 비교해보면, '제약'은 링,로프,라운드 시간,반칙을 금지하는 룰 등이라 하겠습니 다.


권투 선수가 쳐 부셔야 할 것은 이들 제약이 아니라 대전 선수입니다. 제약은 결코 복서의 적이 아닙니다. 제약은 복싱을 스포츠로써 존재하게 하기 위한 껍질인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대항하여, 쳐 부셔야 할 존재는 '장해'지 '제약'이 아닙니다.

제한은 결코 플레이어의 적이 아닙니다. 제약은 알피지를 게임으로써 존재하게 하기 위한 껍질인 것입니다.



2.2 게임 요소의 명확화(Step 2)

2.2.5 장해: 적

이번 회에서는 게임 요소로서의 '장해'에 대해 해설하겠습니다.


자, '목표'에 의해 나아가야 할 방향이 결정되고, '제약'에 의해 활동 범위가 명확해 졌습니 다.

이제는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기만 하면 된다...라서야 게임이 아니겠지요.

게임에 있어서는 어떠한 형태로든 목표 달성을 방해하는 '장해'가 플레이어 앞을 가로 막습 니다.


그것은 다른 플레이어의 말일지도 모르고, 보드 칸에 씌어진 지시일지도, 손에 들고 있는 카드가 부족하다는 것일지도, 혹은 예상 밖의 주식 변동일지도 모릅니다.

어찌되었던 간에 플레이어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지혜와 용기를 짜내어 이들 장해를 극복 해 나가지 않으면 안됩니다. 여기에 바로 '도전'이 있습니다.

매력적인 도전은 매력적은 도전을 낳습니다. 이것이야말로 게임의 꽃이라 할만한 것입니다.


게임 마스터는 플레이어가 '제약'과 '장해'를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제약'은 게임이 성립하기 위해 지키지 않으면 안되는 약속입니다.

이에 대해 '장해'는 게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쳐부셔야 할 대상입니다.


세션이 잘 진행되지 않는 원인의 대부분이, 사실은 '플레이어가 제한과 장해를 혼동하고 있 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골머리를 썩히고 있는 '반항적인 플레이어','천방지축 플레이어'등의 문제 플레이어 는, 단순히 '제약'을 쳐 부셔야 할 '장해'라고 오해하고 있는 것 뿐일지도 모릅니다.


혹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고 아무 생각 없이 방황하고 있는 플레이어','자발적으로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플레이어(흔히 말하는 돌부처 플레이어)'등의 문제 플레이어는, 장해를 게임의 전제로 받아들이는 바람에 자신이 이를 타파하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하는 것일 뿐일 수도 있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든 이러한 트러블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은 간단합니다. 게임 마스터가 정직하게 가르쳐 주면 되는 것입니다.

"먼저 이러이러한 것을 해보면 어떨까(장해의 명확화)"라든지 "이러이러한 것은 반드시 지키도록, 이건 이번 세션이 게임으로써 성립하기 위한 최소한의 약속이라고 생각하도록(제약 의 명시)"과 같이 말입니다.


가끔, 이렇게 노골적으로 세션에 개입하는 것을 피하고 싶어지는 게임 마스터도 있습니다만, 그럴 경우에는 다른 방법으로라도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제 3장을 참조해 주십시오) 플레이어의 오해를 방치하여 세션이 붕괴해 버린다면, 이의 주요한 책임은 게임 마스터에게 있습니다.


자, 알피지에 있어서의 '장해'에 대해 생각해 보기로 합시다.

우선, 편의상 장해를 '적'과 '과제'로 분류해 보기로 합시다.


'적'이란 직접적, 능동적인 장해입니다. '과제'는 PC의 행동을 제약하거나 목표 달성을 곤한 하게 하던지, 방해가 되던지, '적'을 유리하게 하던지 하는 요소를 말합니다. 정보나 아이템 의 부족, 방해 공작, 비협력적인 공무원, 경찰의 공안 탄압, 악천후 등이 바로 '과제'의 예입니다.

기본 스토리를 다시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적'은 바로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주인공은, 분명히 '과제'와도 싸우고 있을 것입니다. 기본 스토리로부터 '과제'를 유출해서 이에 대해 고찰해 보십시오. 기본 스토리를 매력적인 것으로 하고 있는 것은 실제적으로는 '과제' 가 아닐까요? 독자가(관객이)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그를 응원하는 것 은 주인공이 적을 쓰러뜨리는 장면보다도 오히려 주인공이 역경을 헤쳐나가는 장면이 아닐 까요. 그리고 어려움이나 역경은 바로 여기서 말하는 '과제'인 것입니다.


아직 숙련되지 않는 게임 마스터는 자주 '적'을 준비하는 것에만 신경을 쓰는 나머지 '과제 '의 준비를 게을리 하곤 합니다.

실제로는 '적'보다도 '과제'쪽이 중요합니다.

매력적인 '과제'만 준비가 된다면, 오히려 '적'은 좀 신경을 덜 써도 상관없는 것입니다.


또, '적'에 대해서도 그저 "새로운 적을 내놓자!"라고 생각하기 보다도, 오히려 적과의 조우 환경이나 적의 투입 순서를 조금 특이하게 바꾸면, 플레이어에게 신선한 놀라움과 새로운 도전에의 기회를 주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러한 원칙을 이해하는 것은 게임 마스터에게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것입니다.


매력적인 '장해'를 준비하여 플레이어에게 멋진 도전의 기회를 주는 것은 게임 마스터의 여 러 가지 책임 중에서도 아마 가장 중요하고도 즐거운 것일 것입니다.


플레이어는 (아마도 그가 조종하는 캐릭터도) 도전할 만한 장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너무 쉽지도 않고, 너무 어렵지도 않고, 노력에 의해서는 극복 가능하면서도 신선한 놀라움을 주 는, 이러한 풍부한 도전 의욕을 가지고 게임에 임하여, 세션은 뜨겁게 달아로를 것이 분명합니다.


반대로, '장해'에 매력이 없다면 플레이어는 도전 의욕을 상실할 것입니다. 너무 간단한 장 해, 극복이 불가능한 장해, 노력이 성과로 연결되지 않는 장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권태로운 장해... 도전이야말로 게임의 생명입니다. 


도전 의욕이 없어지면 그것은 이미 게임이 아닙니 다.

도전 의욕이 없어지면 플레이어는 알피지에서 '도전'이외의 것을 추구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잘 만든 스토리, 매력적인 NPC, 긴장감 넘치는 '롤 플레이'... 세션은, 점점 게임으로부 터 떨어진 '소꿉장난'이 되어갑니다.


그것은, 일시적으로는 즐거울지도 모릅니다만, 그것이 어쨋다는 것일까요.


소꿉장난은 아무 것도 낳지 않습니다. 기량의 향상도, 향상에 따르는 기쁨도, 알피지 시스템 의 진보도, 알피지 시장의 건전한 발전도, 아무 것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제 1장에서 강조하였으므로, 더 이상 반복하는 것은 그만두도록 하지요.

이 곳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다음과 같은 것입니다.


알피지는 게임이며, 게임의 생명은 도전 의욕이며, 플레이어로 하여금 건전한 도전 의욕을 품도록 하게 하는 것은 바로'장해' 이며, 그렇기 때문에 매력적인 '장해'를 준비하는 것은 게임 마스터의 가장 중요한 의무라는 것입니다. 이점을 자각해 주십시오.


자, '장해'중 PC의 목적 달성을 직접적, 적극적으로 방해하는 것, 다시 말해 '적'에 대해 해설 하겠습니다.

같은 장해라도, PC를 간접적, 수동적으로 방해하는 것은 모두 '과제'라 부르기로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PC의 행동을 방해하도록 지시를 내리는 '악의 비밀 경사의 수령'이라든지 '외부 인에게 적의를 품는 국왕/ 경찰서장'등의 인물은 과제로 분류합니다.


물론, 이들 인물이 무기를 손에 들고 PC들에게 덤벼든다면 그(혹은 그녀)는 적으로 분류해 야 하겠지요.

몬스터로부터 보병소대까지, 보안 프로그램으로부터 지박령에 이르기까지, 전형적인 '적'은 알피지 시스템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하지만, 게임에 있어서의 '적'의 기능은 본질적으로 동일합니다. '적'은 PC들에게 전투를 강요하고 위기와 스릴을 제공하기 위해서 등장하는 것 입니다.


여기서는, 환타지 알피지에 있어서의 몬스터를 예로 들어 일반적인 적을 '내는 법'의 힌트를 해설하도록 합니다. 이들 힌트는 다른 장르의 알피지에도 아주 단순하게 응용가능할 것입니다.


숙련되지 않은 게임 마스터가 잘 범하곤 하는 실수 중에 '플레이어가 질리지 않도록 매번 신기한 몬스터를 내야지'라든지 'PC가 성장함에 따라서 점점 강한(레벨이 높은)몬스터를 내야지'라는 등의 생각이 있습니다.


아니, 이 생각 자체가 반드시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적을 내는 법은 그 외에도 얼마든지 연구의 여지가 있습니다. 신기한 적, 강한 적을 내는 것만이 능수는 아닌 것입니다.


더욱 심한 게임 마스터는 "어찌되었건 강한 적을 내면 하이레벨 시나리오'라든지 '어쨋든 아무도 모르는 오리지널 몬스터를 만들어서 내면 신선한 시나리오라고 믿고 있곤 합니다. 그런데 그게 그렇지가 않습니다.


어느 정도 게임 시스템에 익숙해진 플레이어는 적의 종류나 강함(레벨)만으로는 놀라지 않 게 됩니다. 이미 익숙해진 오크 대신 처음으로 오우거와 만났다고 하더라도, 플레이어들은 위험은 느끼겠지만 놀라지는 않을 것입니다. 만약, 오우거가 단순히 '강한 오크'에 불과하다면 말이지요.


그러면, 특수능력을 가진 몬스터를 등장시켜보면 어떨까요? 독이 있는 거대 전갈이다, 석화 능력이 있는 고르곤이다. 변신 능력이 있는...

처음엔 플레이어도 놀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렇게 계속해 나가서야 언젠가는 플레이어들도 '특수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에 익숙해져서 질려버리겠지요.


얼마든지 몬스터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환타지 알피지 서적도 그렇습니다. 하물며 매번 플레이어를 전율시킬 필요가 있는 (적어도 호기심을 자극할 정도는) 호러 알피지나 적의 베리에이 션이 적은 현대물, SF-RPG등에서야 이러한 수법으로 플레이어가 질리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무리라는 사실을 아시겠지요.


이럴 때에는, 적과의 조우 상황을 연구해 보십시오.

예를 들어, 오크는 어둠을 꿰뚫어볼 수 있다고 합시다. 던젼안에서 PC들 머리위로 물을 왕창 뿌려 횃불로 랜턴도 쓸 수 없게 만들어 PC를 완전한 암흑 속에 가둬버립니다.


오크에게 이러한 PC를 공격시키는 것입니다.

물이라고 하면, PC가 서 있는 곳을 무너뜨리던지 해서 물 속에 쳐넣은 다음에 수중 적응 기능이 있는 몬스터를 내보내는 건 어떨까요? 전사는 익사하지 않기 위해 금속성 방어구를 필사적으로 벗지 않으면 안되겠지요. 마법사는 "물 속에서는 불 계열 마법은 사용할 수 없다'라든지,"적을 눈으로 확실히 보지 않으면 마법은 걸 수 없다"라는 게임 마스터의 말에 당황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외에도 늪지에서 발이 무릎까지 빠져있는 상태에서 비행능력이 있는 몬스터가 머리를 노리고 공격해 온다든지,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격렬한 모래바람에 휘말려 있는 상태에서 무 언가 다리를 잡는다든지, 줄다리를 건너고 있으므로 격렬하게 전투를 하면 다리가 끊어진다든지. 혹은, 아이를 보호하고 있어서 행동에 제약이 있다든지, 데려온 마을 사람이 패닉에 빠져서 전술적으로 곤란한 행동을 취한다든지.


적과의 조우상황을 연구하면 많이 싸워 봐서 잘 아는 몬스터를 공포에 대상으로 만드는 일 도, 전투 개시 시에는 예상도 못했던 상태에 빠져 플레이어들이 옴싹달싹 못하게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


여기에서의 힌트는 '적과 과제를 동시에 내보내는 것'입니다. 플레이어가 각 턴마다 적과의 전투 혹은 과제의 해결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게임마스터는 이들 조우 상황이 단순한 'PC 괴롭히기'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 주십시오.

플레이어가 (혹은 PC가) 노력한다면 과제는 해결되고 형세 역전도 가능하도록 배려하는 것을 잊지 마시길.


몬스터를 내놓는 순서도 신경을 써야 할 요소 중 하나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으로 플레이를 하고 있을 때, 아무 생각 없이 등장시킨 몬스터가 너무 강한데, 일단 내놓은 걸 다시 집어넣을 수도 없고 해서 전투를 계속한 결과 PC측이 전멸해 버렸다. 라는 경험이 있는 게임 마스터도 많으리라 믿습니다.

전투 밸런스를 잘 모를 경우에는 몬스터는 생각보다 조금 약하게 내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것을 '전력의 축차 투입'이라고 하며 이는 마스터링의 기본입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 설명하지요. PC 측의 전력이 5라고 합시다. 거기에 전력 8인 몬스터를 내 보내면 PC측이 전멸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전력 4의 몬스터를 1마리씩 순서대로 내면, PC측은 이들을 각개격파 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마스터의 연구 여하에 따라 "전력 8의 몬스터군을 쓰러뜨렸다"라는 인상을 주는 것 도 가능합니다.

PC측의 전력은 잘 모르지만, 뭐 몬스터 8마리 정도 내면 신나게 싸우겠지, 라고 생각한 게임 마스터가 있다고 칩시다.

먼저, 몬스터를 3마리만 내보내 봅니다. PC측이 압도적으로 우세할 것입니다. 여기에 "몬스터는 동료를 불렀다"라고 하면서 3마리가 더 달려온 것으로 합니다. 오, PC측이 불리해 보입니다.


여기서 최초의 전투에서 부상당했던 몬스터가 한 마리 죽었습니다.

이젠 대충 밸런스가 맞춰졌습니다.

만약 처음부터 완전한 적 8마리를 내보냈더라면 PC는 전멸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물론 이것은 예로써도 너무 단순한 감이 있습니디만, 어쨌든 "전투 밸런스를 모를 경우는 약한 적을 먼저 내보내서 상황을 보고, 나중에 적을 추가하는 것으로 밸런스를 맞춘다"라는 수법을 익혀 주십시오.


사실 적을 내는 방법에 대해 일반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것은 이 정도밖에 없습니다.

물론, 특정 알피지 시스템에 의존한 적 내는 법은 존재합니다.


TORG와 Call of Cthulhu는 적을 내는 법에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같은 트레블러라고 하더라도 3판과 4판은 완전히 다르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전투 밸런스가 다릅니다.

이것에 대해서는 각 시스템 별로 힌트를 얻어나가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상으로, 알피지에는 알피지 특유의 '적을 내는 법'이 있고, 더욱이 알피지 시스템 특유의 노하우가 있다는 사실을 아시게 되셨을 것입니다.

기본 스토리를 다시 한번 보아주십시오. 주인공이 적과 싸우는 신이 있다고 하고, 그것들을 그대로 시나리오에서 살릴 것인지 한번 잘 생각해 보십시오.


소설이나 영화에 있어서 적이 나오는 방법과, 알피지에 있어서 적을 내는 방법은 일반적으로 다른 것입니다. 그러므로, 원작과 동일한 조우 상황에서 원작과 동일한 방법으로 적을 내 보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알피지 시나리오로서 우수한 것이 되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혹시 이상하다는 느낌이 든다면, 망설일 것 없이 기본 스토리를 수정해 주십시오.


조우 상황을 바꾸고, 적의 종류나 수, 내는 방법을 바꾸어 주십시오. 기본 스토리는 어디까지나 시나리오 작성을 위한 발판에 불과합니다. 필요에 따라 적극적으로 해체해도 되는 것입니다.

최종적으로 만들어지는 시나리오가 게임으로서 훌룡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2.2 게임 요소의 명확화(Step 2)

2.2.6 장해: 과제


저번 회에서는, '장해'에 해당하는 것들 중 PC를 직접적, 적극적으로 방해하는 것, 즉 '적'에 대해 해설하였습니다.

장해로써 적만을 내는 시나리오도 가능합니다. 이러한 시나리오를 곧잘 'Hack&Slash'라 부릅니다.

이 말은, '계속해서 등장하는 적을 처음부터 때려 부숴가면서 앞으로 나아갈 뿐인 시나리오' 라는 나쁜 의미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Hack&Slash라고 다 나쁜 건 아닙니다. 가끔씩은 플레이어도,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살육에만 전념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겠지요.

단지 게임 마스터가 Hack&Slash형의 시나리오밖에 만들지 못한다면 다들 질려버리고 말 것입니다.

저번 회의 설명에 따라 조우 상황을 연구하더라도, Hack&Slash만으로 장기간에 걸쳐 질리 지 않는 플레이를 하는 것은 좀 무리한 이야기입니다.


이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는, 게임 마스터가 자신이 Hack&Slash 세션을 하고 있다는 자각이 없는 채 이러한 세션이 횡행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술집에서 떠들며 즐기고, 몬스터를 퇴치해 달라는 의뢰를 받고, 이동 도중에 PC들끼리 잡담 이나 말 주고받기를 즐기고, 현지에 도착해서는 몬스터를 때려잡고, 의뢰인에게 돌아가 이를 자랑하고....


이러한 세션에 참가해서 머리를 쥐어뜯은 적은 없습니까?

이러한 종류의 세션에 있어서의 '장해'는 몬스터, 즉 '적'뿐입니다.


플레이어에게 요구되는 게임상의 의사결정은, 어떻게 적을 쳐부술까, 하는 점뿐이 됩니다.

그 이외의 신에서는 플레이어는 단순히 '소꿉장난'에 열을 내고 있을 뿐이며, 게임 상의 의사 결정은 전혀 하고 있지 않은 것입니다.

게임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래서야 본질적으로 Hack&Slash와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아무리 회화나 잡담이나 캐릭터 플레이(캐릭터의 롤 플레이. 제 1 장 참조)로 플레이어들이 불타오르더라도, 그것은 게임의 본질과는 무관합니다.


이전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Hack&Slash만의 게임은 곧 질리게 됩니다.

그런데, 이러한 세션을 만드는 게임 마스터는, 자기가 Hack&Slash나 마찬가지의 시나리오 만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 대문에, 자신이나 플레이어가 세션에 질린 근본적인 원인을 깨닫지 못하고, 기발한 설정을 만들거나 NPC의 설정을 열심히 하든지, 열혈한 캐릭터 플레이를 하던지 하는, 게임의 본질과는 관계없는 점을 개선하여 질리는 것을 방지하려고 합니다.


물론, 이런 눈가리고 아웅식의 방법이 통할 리가 없습니다.

결국, '이젠 RPG는 질렸다'라고 느끼고 RPG자체를 그만해 버리는 것입니다.


당신의 자식이, 영양소가 결핍된 식사만을 먹어서 병에 걸려 식욕이 없어졌다고 합시다.

만약, 어쨌든 식사를 시키기 위해 조미료와 향신료만을 퍼부어 이전과 같은 요리를 계속 먹 이면 어떻게 될까요? 분명 병은 점점 깊어질 것입니다. 결국은, 식사를 하는 것도 불가능해 지겠지요.


역으로, 조미료는 똑같더라도, 영양소에 신경을 써서, 필요한 영양분이 균형 있게 포함되어 있는 요리를 먹이게 되면, 틀림없이 병은 나아갈 것이고, 결국은 건강해 질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오래 오래 살면서 계속 식사를 즐기는 것이 가능하게 됩니다.

물론, 이것은 조미료의 의의를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건강한 사람이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싶어하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입니다. 그리고 그를 위해 적당히 조미료를 사용하여 요리를 하는 것은 오히려 바람직한 것입니다.


단지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식사에 포함되어 있는 영양소의 균형이 맞아야 하는 것이 중요하며, 영양소의 결핍을 조미료로 메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사족이 되겠습니다만, 물론 이것은 RPG에 대한 비유입니다.


식사는 세션(혹은 시나리오)을, 영양소는 게임 요소를, 조미료는 캐릭터 플레이, 분위기, 열혈 등등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식사를 통해서 건강을 유지한다는 것은 세션을 통해 RPG에 상달해 나간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아까 소개했던 Hack&Slash형의 시나리오에 있어서 결핍 되어 있는 요소, 그것이 바로 '과제 '입니다.

즉, 장해 중 PC의 목표달성을 간접적, 수동적으로 방해하는 요소입니다.

과제는 게임의 중심입니다. 과제를 해결하려 하는 의지는 세션을 움직이는 원동력, 엔진, Driving force입니다.


과제는 노력 여하에 따라 무한한 베리에이션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단순하지만 매력적인 과제를 만드는 것도, 복잡하고 고도화된 과제를 만드는 것도, 인간 심 리나 사회 구조에 관한 깊은 이해가 없으면 극복할 수 없는 과제를 만드는 것도, 현실의 세계에서 현실의 인간이 직면하는 과제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과제는, 게임 마스터나 플레이어의 연령, 가치관, 이해력, 사회적 입장에 변화에 따라 적절한 것을 준비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10대의 플레이어에게 어울리는 과제, 20대의 플레이어가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과제, 30대의 플레이어가 도전 의욕을 느끼는 과제, 이 각각에 모두 적합한 과제가 있습니다.


퍼즐이나 수수께끼, 아이템 찾기, 행방불명된 사람의 탐색, 범죄의 조사, 도망, 탈출, 정보 수집, 전략 책정, 정략(政略)결정, 교섭이나 협상, 경영, 연구, 제작, 파괴 공작, 자금 모으기, 세론 조작, 조직 운영, 음모, 불법 칩입, Cracking... 이들은 모두 과제(혹은 과제 해결 수단)가 될 수 있습니다.


과제의 영역에 한계는 없습니다.


뛰어난 과제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집니다.


1. 딜레마를 통해서 갈등을 일으킨다.

이 일을 하려면 저 일을 못하고, A를 만족시키면 B를 버리지 않으면 안되게 되고, B를 얻으려면 B를 포기해야 하는....

뛰어난 과제는, 흥미 깊은 딜레마를 제공합니다. 플레이어도 PC도, 그 딜레마 앞에서 갈등 하게 될 것입니다. 갈등을 어떠한 방법으로 해결할 것인가, 이것이야말로 '도전'이며, 뛰어난 의사 결정의 필요성이며, 이것이야말로 바로 '게임'인 것입니다.


2. 플레이어간의 협력관계를 만들어, PC간의 역할 분담을 촉진시킨다.

뛰어난 과제는 한사람의 PC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입니다. 복수의 PC가 협력하여 가까스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PC들이 개개의 생각이나 호감을 넘어서 파티를 조직하고, 플레이어들이 공동 작업을 하는 이유입니다.


PC들은 서로를 증오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가치관에 넘기 힘든 차이가 있을지도 모릅니다. 둘은 서로 숙적일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플레이어들은 서로를 싫어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플레이어의 플레이스타일이 맘에 안 들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래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라면, 반목을 초월하여서 서로 협력하게 됩니다. 이것이 RPG에 있어서의 역할 분담(롤 플레이)의 기본입니다.


PC들이 반목하여 서로 흩어지고, 플레이어들이 서로 싸움을 하게 된다면, 그것은 게임 마스터가 적절한 과제를 내놓지 않았던지, 아니면 플레이어가 '과제' 해결을 위해(상황에 따라서 는 어쩔 수 없이)파티를 만든다'라는 역할 분담의 롤 플레이를 이해하고 있지 않던지, 이 둘 중의 하나가 원인일 것입니다. 지금 당장 원인을 제거해 주십시오.


3. 다양한 의사 체험을 낳는다.

과제의 해결 수단은 하나가 아닙니다.

행방불명된 사람을 찾는 방법은 수도 없이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목격된 장소에서 탐문수사 를 벌인다든지, 그 인물의 가족이나 친구를 방문한다든지, 본인의 신용 카드나 현금 카드의 번호를 알아내어 접속을 기다린다든지, 신문의 광고란을 사용한다든지, 그 인물이 찾을만한 장소에 잠복 한다든지, 해결사를 고용한다든지, 그 인물이 강한 흥미를 가질만한 이벤트를 만 들어 이쪽으로 연락이 오는 것을 기다린다든지, 그 인물의 가족이나 연인을 유괴하여 "모습을 나타내지 않으면 죽이겠다"라는 협박을 매스컴에 흘린다든지...


어떤 것이 적절한 수단인지는 상황에 따라 바뀝니다.

뛰어난 과제에는 해결 수단의 후보가 다수 존재합니다. PC는, 이들 수단들을 여러 가지로 시도해 보겠지요. 하나의 방법이 안된다면, 다른 방법을 시도해보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플레이어는 여러 가지 의사 체험을 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다리가 아플 정도의 탐문수사, 거대한 사기극, 프로젝트 팀의 결성과 지휘, 위법 행위, 스파이 활동...

게임 마스터가 뛰어난 과제를 계속하여 준비하는 이상, 플레이어에게 가능한 의사 체험에 한계는 없습니다. 세션별로 새로운 의사 체험이 가능하겠지요. 만약 매번 비슷한 의사 체험 밖에 체험할 수 없다면, 그것은 과제가 진부한 것이든지, 아니면 플레이어의 창의력이 부족한 것 일 것입니다.




이것으로 바바 히데카즈의 마스터링 강좌 2장 시나리오 작성(2)를 끝마치고, 다음 연재에서는 이런 과제를 준비하는 방법에 대해 이어집니다.

2018/11/29 - [TRPG/TCG] - [TRPG] 바바 히데카즈의 마스터링 강좌 - 제2장 시나리오 작성(3)



심심할땐 엘프리의 놀이터로 돌아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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