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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파워 놀이 대장 엘프리 입니다.
겁스(GURPS)는 1986년 미국의 스티브 잭슨 게임즈에서 출간한 롤플레잉 게임 시스템 입니다.
현재는 2004년도 4판이 최신판본이며, 국내에도 도서출판 초여명에서4판 국문판이 출간 되었습니다.
GURPS는 Generic Universal Role Playing System의 약자로 '포괄적 범용 롤플레잉 시스템' 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포괄적 범용이라는 말의 뜻이 궁금해집니다.
포괄적 범용 롤플레잉
1~2세대 기존 TRPG들은 특정 세계관이나 특정 상황에 잘 맞도록 이루어진 시스템 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판타지 세계라거나 2차 세계대전 중인 세계, 혹은 극대 미국의 아컴이라는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등 입니다.
이런 특정 세계관이나 설정에 종속된 TRPG들은 자체로서는 문제없이 잘 돌아가지만, 판타지 세계에 들어온 M16을 든 군인이라거나, 2차 세계대전 중인 유럽의 도시에 나타난 아이언맨 같은 상황을 해결할 수 없는 시스템입니다.
억지로 끼워 맞출수는 있을지 모르겠지만, D&D를 예를 들어 HP가 80이나 되는 전사가 활에는 고작 2-7 의 피해를 입지만, 총알을 맞고 한방에 죽는것 난감한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 입니다.
겁스에서는 이런 상황들을 처리할 수 있도록 고안되어 있습니다.
겁스 '베이직'에 '판타지'를 더하고, '하이테크'나 '슈퍼' 혹은 '사이버펑크' 같은 다른 서플리먼트들을 붙이면, 앞에서 예시를 든 상황들을 플레이 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다양한 상황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포괄적 범용성'을 가진다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포괄적 범용성은 크게 2가지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추상화이고 나머지 하나는 모든 상황을 다 구현하는 것 입니다.
추상화라고 하면 활과 총 모두 일반화하여 '원거리 무기'라고 설정하고 원거리 무기에 대한 규칙을 정하고, 약간의 다른 성질을 줄 뿐 입니다.
예를 들어 활은 화살, 총은 총알, 화염구는 마나가 소모되며 사거리가 각각 얼마고, 대미지가 얼마 입니다. 라는 식 입니다.
이런 방식은 많은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는 합니다만, 일본도와 브로드소드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을 슬퍼하는 플레이어들에게는 반갑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에 겁스는 모든 상황을 개별적 구체화 시켜 구현하는 시스템 입니다.
물론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다 구현하지는 못했을거라 생각하지만, 수십년간 끊임없이 출간된 수백종의 서플리먼트와 자료들로 웬만큼 생각할 수 있는 상황들을 모조리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런 자료들을 가져와 마치 레고를 조립하듯 하나씩 끼워 맞춰가며 플레이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 규칙들이 어색하지 않고, 일관되는 규칙으로 아우러져 잘 돌아가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덤으로 이 서플리먼트 자료들은 상당한 고증이 잘 된 자료들로써 현실에서 준전문가 수준의 정보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즉, 탱크가 포를 쏘고 티라노가 탱크를 물었을 때 과연 누가 파괴될지도 얼추 들어 맞도록 만들어져 있다는 것 입니다.
초기에는 서플리먼트들 간에 통일성과 밸런스 문제가 있었지만 (그래서 인지 이 당시는 서플리먼트간의 적합도 같은 것을 표시했다), 개정 4판에서는 거의 모두 해결 되었습니다.
추상적인 시스템들은 Fudge, RISUS나 TWERPS 등 많은 시스템들이 존재하지만, 개별 구체화된 시스템은 현재로써는 겁스만이 거의 유일하게 살아 남아 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그 엄청난 자료를 가지고 있는 겁스와 같은 길을 걷는 것이 후발 주자 입장에서 별반 의미를 가지기가 애매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 합니다.
특징
겁스는 기존 1~2세대 TRPG 에서 사용하는 다면체 주사위 세트(최신 TRPG의 경우도 상당히 많음) 대신에, 6면체만 사용 하도록 고안 되었습니다.
기존 TRPG들은 상황에 따라 다른 주사위를 사용하며, 1d4, 2d6 이런식으로 복잡한 경우가 다수 있었는데, 겁스의 경우 기본 판정은 3d (모두 6면체이므로 3d6으로 표기하지 않습니다)으로 하고 거기에 상황 등에 대한 보정치를 추가해 체크하도록 했습니다.
기본 판정 성공값은 누구나 같으며, 해당 판정 관련 능력에 따라 +보너스를 받거나, 어려운 난이도나 상황에 -페널티를 더해서 계산하는 방식 입니다.
예를 들어, 잠긴문을 열 때 열쇠공 능력이 있고 +2, 꽤나 정교한 자물쇠라서 -3를 받아 3d를 굴려 기준값 10에 +2 -3 = 9 이하가 나오면 성공! 으로 체크하는 식 입니다.
열쇠공 능력이 없는 일반 사람이라면 3d를 굴려 기준값 7이하가 나와야 한다는 식이지요.
이런 부분들이 범용적 일관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또한 겁스의 특징은 레벨업 시스템이 아닌 기능을 구매하는 방식이라는 점인데요.
기존 TRPG에서는 플레이어가 성장해 감에 따라서 고레벨이 되면 초반의 몬스터나 함정들은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도 될 정도로 막강하고 무지막지한 캐릭터가 될 수 있지만, 겁스에서는 그런식으로 무한한 성장이 쉽지 않습니다.
대신, 겁스에서는 CP라는 포인트를 소모하여 스킬이나 기능 등을 구매하는 방식을 체택 하였습니다.
이런 방식 또한 다양한 규칙을 겹쳐서 소지할 수 있어서, 범용성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때 웹툰이나 만화 등에서 유행하던 판타지 세계로 빨려들어간 현실 세계의 플레이어가 마법을 배우거나 성장을 하는 것 등을 문제 없이 소화할 수 있다는 것 입니다.
캐릭터 만들기
겁스의 장점은 캐릭터를 상당히 고유하고, 특징적이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 입니다.
같은 인간도 장단점이라는 기능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의 인간이 될 수 있는 것 입니다.
다른 TRPG라면 그냥 뱀파이어라는 캐릭터가 존재하겠지만 겁스에서는 이 마저도, 창백한 피부 단점, 피를 갈구 하는 단점, 매우 빠름 장점, 햇빛 노출 불가 단점 등을 조합해 만들어 내도록 되어 있는 것 입니다.
물론 이런 기능 및 스킬이 서플라이먼트를 제외하더라도 너무 많아서 재대로된 캐릭터를 만드는데 오랜시간이 걸린다는 점만 뺀다면 상당히 재미있는 시스템 입니다.
무한세계
기존 시스템들은 이미 세계관이 존재하고 설정이 잘되어 있는 경우가 많지만, 겁스에는 판타지, 무한세계 등등 세계관을 만드는 서플라이먼트들이 많이 제공 됩니다.
그 이유는 겁스의 세계관은 어떠한 것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데이터와 힌트는 있지만, 반드시 이렇다는 식의 고정된 세계관은 없습니다.
이를 잘 반영하고, 겁스의 범용적 시스템과 잘 융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세계관 서플리먼트가 있는데, 그것은 무한세계 입니다.
무한세계는 평행세계를 기반으로 하는 무한한 세계가 있다는 것을 전재로 하고, 이런 차원이동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문명이 중심이 됩니다.
평행세계 중에는 과학적으로 발전한 미래 문명, 외계인의 나비행성, 로봇 세상, 일제 침략을 격퇴한 대한 제국 같은 역사가 달라진 세상, 심지어 지구와 똑같지만 공룡이 진화해 문명화된 세상도 존재할 수 있습니다.
평행세계에서는 무한 그룹에서 발탁된 지능을 가진 공룡, 2차 대전의 군인, 겁많은 외계인 등의 요원들로 평행세계를 파멸로 이끌려고 하는 센티넬들의 공작을 막아내는 시나리오를 펼쳐가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런식으로 겁스는 매우 범용적으로 잘 융합해서 사용할 수 있는 상당히 독특하고 매력적인 롤플레잉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마스터의 상당한 노력과, 같이 플레이하는 플레이어들의 협력도 상당히 요구 되기도 합니다.
당신이 이런 복합적 플레이를 원하거나 아니면, 단지 이런 설정을 보는것을 즐기거나, 아니면 게임 기획자나 영화 작가와 같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면 상당히 잘 고증된 겁스를 살펴보는 것 만으로도 재미를 느끼거나, 지식과 창의력을 높여줄 수 있을 것 입니다.
겁스는 현재 (영문 자료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한글화된 서플라이먼트들도 다수 있기 때문에 한번쯤 즐겨 보고 싶거나, 관심이 있다면 책을 구매해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개인적으로 '겁스 4판 캐릭터 북'과 '겁스 무한세계'를 추천 드립니다.
심심할땐 엘프리의 놀이터로 돌아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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