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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TRPG 비운의 역사
안녕하세요. 파워 놀이 대장 엘프리 입니다.
소드월드 RPG(1989)는 일본의 SNE 그룹의 미즈료 뇨가 자신의 대학생때 즐겨하던 TRPG 던전 앤 드래곤(이하 D&D)을 기반으로 진행했던 리플레이 소설 로도스도 전기를 기반으로 만든 일본산 TRPG 입니다.
국내에는 D&D(1997)가 커뮤니케이션 그룹에서 한글판으로 발매되고, 인기를 얻자 추가로 한글화가 진행된 두번째 작품 입니다.
1997년도에 기본판이 발매되고, 이후 시나리오 집 초보자의 탐색 석거인의 미궁, 유니콘의 탐색이 발매, 이어서 상급룰1 소드월드 마법편, 상급룰2 소드월드 몬스터편이 발매 되었습니다.
이후 시나리오집 라인업이 4개정도 더 있었지만, IMF와 커뮤니케이션 그룹의 부도 사태로 디엔디와 함께 소드월드 RPG 저작권이 증발하고, 추가 발매는 중단 되게 됩니다.
이때 한글판 겁스만 남고, 한글판 TRPG는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그래서 당시 조금씩 성장해 오던 TRPG 시장은 발목을 잡히게 됩니다.
초기 번역에만 의존하던 중 D&D 의 한글화 이후 소드월드 시리즈, 크리스타니아 RPG 가 발매되었고, 매년 TRPG 컨벤션도 개최 되었는데요.
이 사건을 개기로 이런 행사도 모두 리셋 됩니다.
이 후는 해외를 통한 혹은 알음 알음으로 AD&D, 3rd D&D, 겁스, Wod, VTM뱀파이어 머스커레이드 등 소수만이 국내 TRPG의 암흑기를 이끌게 됩니다.
당시 분위기 정말 좋았습니다.
저변도 점점 확대해 가고 있었고, 보드게임 방도 생기기 전이었는데 만약 당시 커뮤니케이션 그룹이 망하지 않고, 버텨주었다면 보드게임 방과 시너지를 내며 아주 크게 성장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소드월드 RPG 시스템
소드월드 RPG는 지금은 다면체 주사위 세트로 알려졌지만, 그 당시는 디엔디 주사위라 부르던 때, 접근성을 높이게 하기 위해 6면체 두개를 사용하는 시스템을 이용 하였습니다.
시도는 좋았지만, 6면체 두개의 각 값의 확률간의 차이가 너무 커서 난수의 폭이 좁아 (5-10 를 제외하면 매우 낮거나 낮은 확률로 발생) 난수로서의 역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그 때문에 능력치 1값이 엄청나게 큰 숫자가 되고, 레벨 1차이가 아주 크게 작용하는 등의 밸런스 폐단을 만들어 냈습니다.
또한 이 난수값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레이팅 표라는 시스템이 있었는데, 이거 또한 그리 해결책이 되지 못했고, 심지어 엄청 불편한 일들을 플레이어들에게 강요하게 되었습니다.
이들도 그걸 알았는지, 결국 이후 나온 크리스타니아 RPG에서는 6면체와 10면체를 이용한 100분율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확률 분포 면에서는 크리스타니아 RPG 시스템이 훨씬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물론 크리스타니아도 밸런스가 좋다고 이야기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습니다.
소드월드 RPG는 이 밸런스를 떠나서도, 매우 적은 몬스터 데이터와 레벨별 마법 갯수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 등의 문제도 안고 있습니다.
1레벨 마법은 12개나 주고 10레벨이 되었을 때 고작 2개 주는 등
이는 소설이 먼저고 추후에 RPG 시스템으로 만들었기 때문인 듯 합니다.
확인해보지는 않아 확실하진 않습니다만 소설에서 시작과 동시에 마구 쓰던 마법들을 1레벨에 넣지 않으면 스토리에 오류가 생겨서 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몬스터 및 마법 부분은 보충하려고, 상급룰을 냈지만 화려한 삽화로 도배한다고 가격만 올라갔습니다. (크리스타니아 때도 그렇고, 발매되는 책에 일러스트 요금이 무지 책정이 되서 삽화가 빠지거나, 책이 발매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정작 알맹이는 부실한 업데이트가 되었고, 추후에 소드월드 RPG 완전판이란 책도 출시 했으나 (아쉽게 그전에 커뮤니케이션 그룹의 이슈로 한글판이 나오진 못했습니다.) 여전히, 해결을 못한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SNE 그룹에서는 소드월드 RPG 2.0이라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출시를 하게 됩니다.
접해보지는 못했지만 2.0 시스템은 기존 소드월드에 비해서는 어느정도 완성도 있는 시스템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소드월드 RPG를 무지 험담만한 것 같은데요, 이래봐도 소드월드 RPG를 다년간 마스터로 활동했습니다.
아쉬움이 많기에 단점도 많이 보게 된 것 같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개인적으로 만든 밸런스 보정 규칙들도 포스트 하도록 하겠습니다.
소드월드 RPG의 장점은 D&D에 비해 일반인들을 TRPG에 이끌기에는 유리한 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면체 주사위를 보는 순간,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그에 비해 6면체 주사위 2개는 부르마블 덕인지(?) 일단은 이야기라도 들어보게 할 수 있습니다.
D&D 클래식도 가능은 하지만, 영웅식 플레이가 가능 합니다.
하지만 소드월드 고렙은 D&D와는 다른 수준으로 일반 플레이어가 먼치킨 수준입니다.
획기적인 개념을 많이 도입 하였습니다. 차별화를 두려고 노력한 듯 합니다.
D&D와 다르게 HP가 거의 성장하지 않고, 방어력으로 버티는 개념을 도입 했습니다.
당시로서는 획기적 이었습니다.
(이것 또한 밸런스 파괴 문제가 있기는 했습니다.)
또한 직업을 기준으로 성장하던 D&D와 다르게 다중 직업을 포인트를 통해 결제하여 수급하는 시스템을 만들었습니다.
위 시스템이 무조건 좋다고 볼 수는 없지만, 다각화의 노력에는 칭찬을 주고 싶습니다.
D&D만 했다면, 편협한 사고와 고정관념에 빠지게 될 수 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도 상당히 싼 가격이고, 일반 책 모양으로 발매된 것이 상당한 장점으로 작용 하였습니다.
가볍게 접근하고 즐기기에는 상당히 좋은 시스템 이었습니다.
1레벨 부터 캐릭터가 강하고 (D&D는 1레벨엔 몸을 사려야하고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 심지어 없기도 하지요), 규칙이 단순해 TRPG를 처음 소개하고 알리는데는 유용한 시스템 이었습니다.
아쉬움이 남는 명작
절판된지 20년이 지난 책이라 상당히 레어한 책이 되었습니다. 2017년 TRPG의 춘추 전국 시대를 맞고 있는 지금은 D&D 보다도 더 즐기는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아니 이런 책도 있었나? 할 정도의 시스템 입니다.
그래도 한 때 많은 친구들 그리고 지인들과 추억을 만든 시스템이기에 아직도 저의 가슴 속에선 아쉬운 명작으로 남아 있습니다.
심심할땐 엘프리의 놀이터로 돌아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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