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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 히데카즈의 마스터링 강좌


제 1장 시스템의 선택(1)

이글은 [TRPG] 바바 히데카즈의 마스터링 강좌 서문에서 이어지는 글이며, 해당 내용이 길어서 분할하여 연재 합니다. 저작권 부분은 강좌 서문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제1장 시스템 선택

**시스템을 선택하는 데부터 게임이 시작된다**


TRPG 바바 히데카즈의 마스터링 강좌, 1-1


[제1장을 시작하면서]

보다 높은 수준에 오르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요합니다. 몇 번이고 실패를 거듭하며, 그 속에 서 배워나가는 것이야말로 높은 수준에 이르는 비결인 것입니다.


그러나 경험을 통해서 보다 높은 수준에 오르기 위해서는, 실패했을 때「왜 실패했는지」, 「어떻게 했으면 좋았을지」를 분석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마찬가지로 성공했을 때에는「왜 성공했는지」, 「더욱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를 평가해야만 하겠지요.

단지 막연하게 혹은 무작정 이것저것 시도해 볼 뿐, 실패하든 성공하든 아무런 분석도 평가 도 하지 않아 가지고서야 수준 향상은 도저히 기대 할 수 없습니다.


보다 높은 수준에 오르기 위해서는, 성패의 요인을 판단하기 위한 기준, 다시 말해 방법론 이 필요해집니다. 본 강좌의 목적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본 강좌에서는 「RPG는 게임이다」라는 전제하에, RPG의 보다 높은 수준에 오르기 위한 방법론을 제공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이 전제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또한 알고 있습니다.


실제로 세상에는 「RPG는 게임이 아니라 소꿉놀이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습니다(그런 사람들은「소꿉놀이」가 아니라「롤플레이(roleplay) 중시」라는 표현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 다만). 그들의 주장은 항상 그게 그겁니다. 요약해 보자면 시스템(게임 규칙(rule)이나 배경 세계)보다, 소위 「롤플레이」나 「흥」 혹은 「참가자들의 즐거움」이라 불리는 것들을 보 다 중시해야만 한다는 겁니다.


대체 어떻게 하면 그런 주장을 기반으로 하여 「보다 높은 수준에 오르기 위한 방법론」을 구성할 수 있을까요. 저로서는 그런 게 가능하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이와 비슷한 주장을 하는 사람은 정말로 그러한 주장을 토대로 하여 RPG의 보다 높은 수 준에 오르기 위한 방법론을 제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일까요. 차라리 그들은 단지 「자신이 RPG를 마음에 들어하는 이유」에 집착하고 있는 것일 뿐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그것은 엄청나게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이미, RPG에 있어서「보다 높은 수준을 추구하는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보다 높은 수 준에 오르기 위해서는 방법론이 필요 불가결하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그러므로 위와 같 은, 보다 높은 수준에 오르기 위한 방법론조차 제공할 수 없는 주장은 깨끗이 부정돼야만 합니다.


RPG는 게임인가 아닌가. RPG와 다른 일반적인 게임과의 차이는 무엇인가. 무엇보다도 RPG의 정의는 무엇인가. 본 강좌의 마지막(종장의 후반)에서 그러한 이론적인 분석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결론만을 염두에 두면, 제1장을 읽어 나가는데는 충분하겠지요.


RPG는 게임입니다. 게임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스템입니다.

따라서 RPG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시스템(RPG의 경우, 게임규칙과 배경세계) 입니다. 그렇기에 시스템을 어떻게 선택하면 좋은가라는 문제가 본 강좌의 첫 번째 장에 걸 맞은 주제인 겁니다.

준비되셨죠?


그럼, 제1장을 시작하기로 하죠.


1.0 시스템 선택의 요점

어찌됐든 간에, RPG 시스템을 정하지 않으면 시나리오 작성도 세션 핸들링도 손을 댈 수 없습니다. 게임마스터로서의 임무는 우선 시스템 선택에서부터 시작된다해도 좋겠지요.


그런데, 당신은 RPG 시스템을 어떠한 이유로 선택했습니까?


아마도 누구나 처음 시작했을 무렵엔 「마침 참가한 세션에 쓰이고 있어서」라든가 「유명 하니까」, 「동네 책방에서 팔고 있어서」,「팬터지를 좋아하니까」와 같은 이유로 RPG 시스템을 선택했음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보다 높은 수준을 지향하는 당신이라면, RPG 시스템에 대해서 항상 다음의 2가지 사항을 염두에 두어야만 합니다.


A. 가능한 한 많은 시스템을 경험(적어도 플레이어로서)하도록 항상 노력한다.

B. 자신이 게임마스터를 맡았을 때 사용할 시스템 선택에 있어서는 나름대로의 명확한 판 단 기준을 갖는다.


A는 우수한 게임마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RPG에 대해서 넓은 시야와 폭넓은 경험을 갖는 것이 불가결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새삼 다시 말할 필요까지도 없겠지요. 다만 문제는 머 리로 이해하고 있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는 사실입니다만.


본 강좌에서 설명하는 것은 B에 대해서입니다.


제1장에서는 시스템선택의 판단기준으로서 우선 다음의 5가지를 제시하고, 차례대로 검토 해가도록 하겠습니다.


1. 방향성

2. 역할분담

3. 배경세계

4. 장르

5. 기술언어


위 항목은 제가 「중요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순서에 따라 기술하였습니다. 1이 가장 중 요하고 그 다음이 2입니다.


그런데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로부터 미루어 보건대, 많은 사람들은 RPG 시스템을 선택할 때 이러한 항목에 대해서 생각하는 순서가 거꾸로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즉, 우선 5를 고 려하고 다음으로 4와 3을 따지며, 2나 1은 거의 의식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저로서는 '이거 좀 곤란한 일인걸'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1부터 5까지에 대해 순서대로 설명하면서, 각 항목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겠 습니다. 그러면 왜 제가 이러한 순서대로 중요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는지 이해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1.1 방향성

플레이어는 무엇을 바라고 다른 종류의 게임이 아니라 굳이 RPG를 플레이하는 것일까요.

심리학적으로는 여러 가지 설명이 가능하리라고 생각합니다만, 제 경험에서 보자면 대략 다음 2가지가 뒤섞여있는 것 같습니다.


(1) 영웅(hero) 희망

* 영웅으로서 대활약하고 싶다, 멋지게 결판내고 싶다고 희망한다.


* 자기 PC가 대활약하여, 최후에는 멋지게 승리(성공)하는 것이 목표다.


* 일반적으로 자기 PC가 (스타일 구기는) 고생을 하면 「게임은 곤경에 처했다」라고 느 끼고, 최후에PC가 패배(실패 혹은 사망)하면「게임에 졌다」고 느낀다. 다만 「승리」보다 도「멋지게 결판내는」쪽을 중요목표로 삼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사람은「멋지게 패배(실 패, 사망)」할 수만 있으면「게임에 이겼다」고 느낀다.


* 매번, 전형적인 코스를 밟아 똑같은 패턴으로 「승리」해도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패 배」를 맛보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 이야기나 설정이 좀 앞뒤가 안 맞거나, 편의주의여도 그리 신경 쓰지 않는다. 애당초「대 활약하는 영웅」은 그까짓 일에 신경 써선 안 되는 거다.


(2) 가상체험 희망

* 현실에서 불가능한 갖가지 체험을 하고 싶다고 희망한다.


* 이제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가상체험을 하는 것이 목표다.

일단은 게임의 목표에 맞추어「승리」,「패배」를 목표로 삼지만, 실제로는 결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중간 과정에서 무엇을 체험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다.


* 자기 PC가 고생해도, 패배해도, 혹은 사망해도 그리 신경 쓰지 않는다. 그것도 가상체험 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가상체험을 리얼하게 느낄 수만 있으면「게임에 이겼다」고 생각한다. 거꾸로 가상체험이 경박하여 리얼리티가 없다고 느끼면, PC의 성공여부나 승패와는 관계없이「게임에 졌다」 고 생각한다.


* 새로운 체험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을 싫어한다.

그러므로 매번 전형적인 패턴으로「승리」할 바에야, 매번 다른 패턴으로 고생하다 패배하 는 쪽이 훨씬 낫다.


* 이야기나 설정에 관한 모순이나 편의주의를 매우 꺼린다. 가상체험의 리얼리티를 손상시 키기 때문이다.

리얼하고 설득력 있는「빚에 찌들임」이나「공포에 의한 발광」을 가상 체험하는 쪽이 편 의주의에 입각해 얼렁뚱땅 이룬 「대활약」보다 훨씬 낫다.


이 2가지 지향(指向)은 어느 한 쪽이 올바르다고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양쪽의 균 형이 중요한 것입니다. 어느 한 쪽에 극단적으로 치우친 플레이어는 여러 가지 문제를 일 으킵니다.


예를 들어 「영웅 희망」에 치우친 플레이어는 제멋대로인 플레이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 다. 자기 PC를 터무니없이 강하게 하려들고, PC에게 불행이나 재난이 닥치면 불만을 터뜨 리고, 자기 PC가 튀는 것을 최우선으로 행동합니다. 다른 플레이어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그러한 플레이어에게 있어서 이러한 언동은 지극히 정당한 것인 겁니다. 게임에 지지 않으 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은 당연한 일 아닙니까. 그도 그럴 것이 승리하는 것이 목표 이니까요.


거꾸로「가상체험 희망」에 치우친 플레이어는 주위 사람들에게 폐가 되는 플레이를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게임마스터의 설정에 토를 달고, 게임 규칙의 사소한 해석에 집착하고, 의뢰인에게 미주알고 주알 캐물어 모순을 찾아내서는 추궁해댄 끝에「이 의뢰인은 신용할 수 없으니, 이 건은 거 절합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러한 플레이어에게 있어서, 이러한 언동은 지극히 정당한 것인 겁니다. 가상체험을 가능한 한 리얼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설정이 이상하다거나, 이야기가 모순 되거나, 때에 따라 게임 규칙의 해석이 바뀌는 것과 같은 일들을 인정해버렸다가는 그 시점 에서 리얼리티 유지를 위한 노력을 포기하는 것 아닙니까.


거듭 말하지만 어느 한 쪽을 지향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게 임마스터는 이 사실을 이해한 후에 플레이어를 대해야만 합니다.


흔히 있는 잘못이, 게임마스터가 어느 한 쪽을 무비판적으로「좋지 못한 플레이 스타일」이 라 생각하고 그러한 지향에 바탕을 둔 플레이어의 언동을「RPG라고 하는 건 말이지...」하 고 무조건 설교하려 드는 것입니다.


어지간히 인간성에 문제가 있는 플레이어를 제외한다면, 누구나 다른 참가자들에게 폐를 끼 친다 할지라도 자신만 즐거우면 그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기본적 인 지향을 모두에게 인정받은 다음에 다른 참가자들과의 협조와 조화를 구할 수 있다면 특 별히 반발할 이유는 없는 겁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이 다른 사람에게「RPG는 그런 게 아냐」와 같이 일방적으 로 부정당한다면, 화가 나서 반발하는 경우도 있을 겁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의 인격을 부정당한 것처럼 느낄지도 모릅니다.


이것은 틀림없이 트러블을 일으킵니다. 싸움이 나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런 끝에 싸운 두 사람 모두 나중에 「요즘 들어 곤란한 문제플레이어가 늘어났단 말이야」라고 밖에 생각하 지 않기 때문에(충돌의 원인을 이해하지 못함), 몇 번이고 똑같은 트러블을 반복하게 되는 겁니다.


그러므로 우선 게임마스터는 이러한 두 가지 지향이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해, 어느 한쪽이 잘못됐다와 같이 단정짓지 않도록 유의해 주십시오.


어떤 플레이어도 대개 어느 한 쪽에 치우쳐 있을 터입니다.


극단으로 치우친 플레이어는 처음부터 상대하지 않는다 치고, 게임마스터로서는 가능한 한 비슷한 지향을 가진 플레이어를 모아서 세션을 여는 것이 바람직할 겁니다.


추구하는 방향이 다른 플레이어가 같은 세션에 참가하면, 트러블이 발생할 확률이 격상하기 때문에 게임마스터의 부담이 커집니다.


그렇다고는 하나, 현실적으로 플레이어를 선별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하다못해 세션을 시작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식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 오늘의 시스템은「콜 오브 쿠투루(call of cthulhu)」라서, PC는 처참하게 깨지다가 결국 에는 틀림없이 전원이 죽거나 발광해 수색은 실패로 끝날 거라고 생각해. 수색의 과정과 스릴을 즐기는 걸로도 족한 사람만이 참가해 줘.


* 오늘의 시스템은「스페오페 히어로즈(すぺおぺひ-ろ-ず)」라서, 설정도 대강대강이고 이 야기도 팍팍 이끌어갈 작정이야. 그런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만이 참가해 줘.


자 이리하여, 간신히 RPG 시스템 선택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왔습니다.

그렇습니다. 이미 이해하신 대로 RPG 시스템에는 방향성이 있고, 그것과 플레이어의 지향 이 맞지 않으면 세션이 잘 진행되지 않습니다. 이 문제를 피하기 위해 「플레이어에 맞춰 시스템을 선택한다」라는 발상이 중요해 지는 겁니다.


1.1 방향성(續)

지난번 이야기를 정리합니다.


* 플레이어가 RPG를 하는 목적은 크게 2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이것을 「플레이어의 지향(指向)」이라고 부르기로 한다.


(1)영웅이 되려는 희망을 충족한다.

(2)가상체험을 하려는 희망을 충족한다.


* 게임마스터는 가능한 한 비슷한 지향을 가진 플레이어를 모아 세션을 개최하는 편이 낫 다.

그게 무리인 경우에라도, 개최하는 세션이 (1) 과 (2) 중 어느 쪽을 지향하는지를 참가 플 레이어 전원에게 분명히 알리고, 협력을 구해야 한다.


「플레이어가 RPG를 하는 목적」이라는 표현에 대해 보충하자면, 플레이어가 RPG를 하는 목적은 PC의 행동목적과는 별도입니다.


(1)지향의 플레이어의 경우, 플레이어와 PC의 목적은 대체로 일치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 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은 상황입니다.


* 플레이어가 RPG를 하는 목적 : 영웅이 되고자 하는 희망을 충족

* PC의 행동 목적 : 적에게 승리


이 경우는 단순하여, PC가 대활약해서 적에게 승리하면, 모든 목적이 모순 없이 만족됩니 다.


그러므로 이러한 경우에 플레이어가 직면하는 과제는 매우 명확하고 단순한 것입니다. 요컨 대 어떻게 활약하고 승리할까. 어떤 식으로 PC를 강화시키고 무슨 전술로 적을 쳐부수는가.

(1)지향의 플레이어는 이러한 과제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해서 (2)지향의 플레이어의 경우, 플레이어와 PC의 목적은 일치하지 않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이.


* 플레이어가 RPG를 하는 목적 : 공포나 스릴의 가상체험

* PC의 행동목적 :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범인을 찾아내어 체포


이 경우, 예를 들어 플레이어는 PC에게「일부러 혼자서 위험한 장소를 조사하러 간다」와 같은 행동을 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PC의 행동 목적에 있어서는 불이익이 됩니다만, 플레이어의 목적에는 합치하는 셈입니다.


이러한 경우 플레이어는「어떻게 해서 PC로서의 목적을 추구해 가는 한편, 플레이어로서의 자신의 목적도 달성해 내는가」라고 하는 한층 복잡한 문제에 맞설 필요가 있습니다.(2)지향 의 플레이어는 이러한 과제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1)과 (2)의 차이는 과제가 단순(자기 목적과 PC의 목적이 모순되지 않음)한가, 복잡(자기 목적과 PC의 목적이 모순되는 경우가 있음)한가일 뿐입니다.


자, 이제 플레이어의 방향에 관한 이야기가 마무리되었으니, 다음은 시스템의 방향성입니다.


플레이어들의 지향을 맞추는(비슷한 지향의 플레이어를 모으거나, 혹은 플레이어들을 설득 해서 특정 지향을 따르게 함)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과 RPG 시스템의 방향성을 맞추는 일 도 지극히 중요합니다.


RPG 시스템의 방향성이라고 하니 매우 어려운 이야기인 것처럼 들립니다만, 실은 아무 것 도 아닙니다. 요컨대「어떤 지향에 적합하게 디자인되었는가」라는 문제일 뿐입니다.


예를 들어「콜 오브 쿠투루」,「메가 트래블러(mega traveller)」와 같은 RPG는 명백하게 (2)의 경우인 가상체험을 희망하는 플레이어를 상정하여 만들어졌습니다.

한편「토그(torg)」,「스페오페 히어로즈」와 같은 RPG는 (1)의 경우인 영웅이 되길 희망하 는 플레이어를 상정한 시스템입니다.


물론 양쪽의 방향성을 모두 갖춘 시스템도 많이 있습니다만, 그러한 경우에도 주로 어느 한 쪽 방향성이 더 강하게 되어 있을 터입니다.


어느 시스템이 어느 방향인가 하는 것은 입문용 시나리오를 한번 해보면 대개 알 수 있습니 다. 여러 가지 RPG 시스템에 관한 지식이 풍부하면, 게임 규칙을 쓱 훑어 본 것만으로도 어떠한 방향성이 강한 시스템인지 알 수 있게 됩니다.


그러므로 게임 마스터는 많은 RPG 시스템을 공부하고, 적어도 플레이어로서 많은 시스템을 플레이해 주십시오. 그 경험에 의해 시스템의 방향성을 적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입 니다.

반복합니다만, 시스템의 방향성과 플레이어의 지향을 맞추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콜 오브 쿠투루」를 조무래기 몬스터 따위는 타닥하고 때려잡는 게 지극히 당연 한「영웅 방향성」 RPG 시스템밖에 경험해 보지 못한「영웅 지향」플레이어만으로 플레이 한다고 칩시다. 결과는 비참하기 짝이 없을 것입니다. PC가 정보수집도 똑바로 하지 않은 채 몬스터 퇴치에 나선다거나...


이렇게 되어 버린 경우, 게임마스터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 중 어느 한가지입니다.


A. 게임 규칙을 정상적으로 적용시켜 PC를 전멸시킨다.

B. 게임 규칙을 굽히고 주사위의 눈을 속여, 어떻게든 밸런스를 잡는다.

C. 게임 규칙의 적용을 포기하고, 분위기에 맞춰 PC를 활약시켜 플레이어를 기쁘게 한다.


A의 경우, 틀림없이 플레이어는 크게 불평하겠지요. 게임마스터도 좋은 기분은 아닐 터입니 다. 그 누구도 목적을 달성하지 못합니다. 세션은 실패입니다.


이렇게 되는 것이 싫어서 B나 C로 치닫는 게임마스터가 있습니다. B정도라면 아마 어쩔 수 없는 선택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C까지 가는 것은 문제입니다.


그런데 C를 택하는 게임마스터 중에는,「플레이어가 즐거워했으니 C든 뭐든 문제는 없다.

세션은 성공이었다」라고 믿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술 더 떠서 「원래 RPG 는 그런 거야」라고 주장하는 사람까지 있는데, 이것은 매우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A∼C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은 애당초 플레이어의 지향과 RPG 시스 템의 방향성을 맞추지 못한 것이 원인입니다. 즉 마스터링은 처음부터 실패했던 겁니다.


그것을 자각해서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하려고 유의하지 않는 한, 마스터링에 있어서 보다 높은 수준에 오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다음 연재 때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TRPG] 바바 히데카즈의 마스터링 강좌 - 제1장 시스템 선택(2)



심심할땐 엘프리의 놀이터로 돌아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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