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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는 해외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도 핫하고, 국내 보드게임 페스타 이후 국내에서도 인기가 급증한 귀여운 숲속 동물들의 비대칭 전략 게임 입니다.
비대칭 전략게임이라 함은 스타크래프트의 각 종족의 특징이 전혀 다르듯, 서로의 세력의 조건이나 규칙이 다른 것을 의미 합니다.
PC 게임도 초기 전략 게임은 서로의 진형이 스킨만 다를뿐 테크트리나 운영방식이 별반 차이가 없거나 매우 조금만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변화의 움직임이 생기고, 스타크래프트에서 제대로된 비대칭 전략게임이 생겼습니다.
보드게임은 아직 바둑, 장기는 물론이고 추상전략에서부터 수많은 테마가 있는 전략까지 대칭적인 규칙을 가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 보드게임의 추세는 운빨 요소인 주사위나 무작위성 권력적 카드 보다는 오로지 순수한 실력에 따라 승리할 수 있는 소위 유로 게임이라고 불리는 공평한 시스템을 더욱 선호하기 때문에 이런 경향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비대칭 전략으로써 스타크래프트가 상당히 혁명적으로 평가 했던 이유는 대칭 게임에 비해서 밸런스를 잡기가 상당히 어려운데 이것을 성공적으로 해냈기 때문입니다. 물론 오랜기간 패치를 통해 잡기는 했지만, 지금의 스타크래프트 오리지널은 상당히 밸런스가 잡힌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 입니다.
보드게임도 지금까지 비대칭 게임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싸이스나 크툴루워즈, 반지 전쟁부터, 워게임인 워해머 시리즈나 스타워즈도 있고, 안드로이드 넷러너 같은 LCG 등 상당수 많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루트가 최초의 비대칭 게임도 아닌데 왜 이렇게 핫한 인기를 얻고 있을까요?
아무래도 기존의 비대칭 게임들의 다수는 플레이어가 특정한 테마에 몰입하거나 복잡한 시스템에 적응해야하는 부담감에 있어서 이지 않을까 추측해 봅니다.
추가로 재미있게도 루트는 각 세력별 차이점을 요즘 추세인 유로게임의 요소를 각기 다르게 가져와 적용하였는데요.
지금까지 많은 전략 보드게임들은 기본적인 규칙(자원 수급, 전투력, 공통 승점 획득 방법)은 같은데 특징이 상이했거나 운영을 다르게하는 것을 요구했다면, 루트는 아예 자원수급에서 부터, 전투력, 승점획득 방법 전반에 걸쳐서 공통적 요소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각 규칙들이 뜬금없는 규칙들이 아니라 검증된 여러 게임들에서 차용한 규칙들 인데요.
유로게임을 선호하는 보드게이머에게는 익숙하면서도, 모두 다른 것이 신선하게 작용해 더욱 인기를 얻고 입소문이 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리고 테마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것이 한 몫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비대칭 전략게임은 상당히 매니악한 테마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각 세력의 특징이나 시대배경, 기술력의 차이 등을 통해 비대칭 이유를 그럴듯 하게 설명하려고 해서 인듯 같습니다.
물론 이런 테마 설정 자체에서 매력을 느끼는 분들도 있겠지만, 난 우주 테마가 싫어, 난 전투물에 싫어, 난 좀비가 싫어, 이 테마는 적응이 안되, 판타지? 사이버펑크리니!!! 등등 싫어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특정 테마들은 추가로 공부를 해야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루트는 그냥 우리가 어렸을때 익숙히 들었던 아기자기한 동물들이 테마라 대부분이 호불호가 없고, 딱히 자세한 설명이 없어도 우리가 익숙히 느끼는 그런 동물들의 느낌이 그대로 적용 됩니다.
돼지는 게으르고 우둔할 것 같고, 쥐나 토끼는 연약하고, 고양이는 섬세하고 날카롭고, 새들은 멀리퍼지고 지저귀고, 비버는 건설을 잘할것 같은?! 뭐 이런 특징들 말입니다.
루트에 있는 동물들은 익숙한 느낌에 더불어 간단한 배경스토리로 그롤듯하게 시스템을 적용해 놓았는데요!
새왕조(이어리)는 오랫동안 이 숲을 통치해오던 세력인데, 상당한 기간 통치를 통해 고착화되고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유로게임의 프로그래밍 요소로 운영되며, 모든게 계획대로 시행된다면 무궁한 장점을 가지지만, 하나라도 실패하면 페널티를 받습니다.
기존 새왕조가 지배하던 숲속에 쳐들어온 제국군 고양이 후작은 침략자들 답게 무자비하게 숲을 파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전진기지를 건설하고 병력을 증원하고 보급로를 지켜야 합니다.
쥐나 토끼 같은 힘이 없는 작은 동물들은 이 혼란을 틈타 연합을 형성하고, 반란을 굼꾸는 세력으로 등장 합니다. 이들은 공감을 획득하고, 게릴라 전술을 통해 세력을 넓혀 갑니다.
뜬금없지만 이방인 너구리는 외지에서 홀로 이 숲에 들어온 방랑자 입니다. 너구리는 지금 정세를 보니 3세력 구도에서 자신이 여기저기 약한 세력을 도와서 한 세력이 일방적이게 무너지지 않게만 만든다면 자신이 중요한 요직에 오르는 개인 용병이 될 것이라 생각 합니다.
그는 특이하게도 아이템을 얻고 폐허를 탐험하는 전략게임안에서 나홀로 롤플레잉을 합니다.
여기까지가 본판의 세력들이고, 첫번째 확장 리버보크에서는 도마뱀 교단과 수달(비버)가 등장 합니다. 이들은 혼란한 난세에 사교를 퍼트리는 도마뱀과 장사치 기업 수달로 나옵니다.
한글판으로는 리버보크 까지만 나왔지만 현재 두번째 확장이 킥스타터 펀딩이 끝나고 선주문 상태이며, 올해(2019) 말에 배송예정 입니다.
두번째 확장 언더월드 에서는 까마귀와 두더지가 등장합니다. 두더지는 지하세계 언더월드, 까마귀는 어둠의 세력으로써의 언더월드를 각각 차지 하고 있습니다.
비대칭 전략의 장점은 추가 세력의 추가만으로도 상당한 조합성과 리플레이성이 생긴다는 것 입니다. 물론 추가세력이 많아 질수록, 세력간 밸런스 문제가 발생하게는 합니다.
그럼에도 새로운 세력이 추가될 때마다 열광하게 되는 것은 장점에 더 많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인기의 이유는 류트의 컴포넌트들은 상당히 단순하고 귀엽고 깜찍한 미플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이것이 매니악하지 않은 게이머들에게도 잘 먹히고, 가격의 저렴함을 유지해서라고 생각 합니다.
본판 60$에 리버보크 확장 30$ 까지 추가하면 90$(약 9만원)이라는 가격이 나오는데요?! 이게 싸다고요?! 라고 반문하실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비대칭 게임들은 시스템이 다른 것이 아니라, 유닛들과 유닛들의 특징이 다른 것이라 피규어로 출시되는 경향이 높아서, 10만원에 본판을 산다한들 세력이 한개뿐이던가 아니면 훨씬 비싼 경우가 대부분 입니다.
당장 크툴루워즈만 해도 4세력 200$이고, 워해머나 스타워즈, 안드로이드 넷러너를 재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거나 꽤 많은 지출을 감수해야 합니다.
루트는 워게임 치고는 상당히 부담스럽지 않는 미플과 가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루트는 이렇게 장점밖에 없는 것인가? 라고 하신다면 꼭 그렇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루트에서 아쉬운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번째는 루트를 제대로 플레이 하고 재미를 얻기 위해서는 플레이에 참여하는 모든 펙션의 규칙을 완벽히 이해해야 합니다.
다른 비대칭 전략 게임도 당연히 다른 세력을 알아야 하겠지만, 루트는 그 정도가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른 게임에서는 공통적인 규칙이 어느정도 있어서, 다른부분에 대해서만 설명하고, 유닛이나 능력이 플레이에 구현 추가되거나 적용 될 때마다 설명을 해주어도 어느정도 불합리 없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물론 초반 견제를 해야 하는 세력인지를 몰라서 놓치면, 큰 손해가 될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은 플레이중에 적응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루트에서는 완전히 다른 형식으로 플레이를 하고 있어서, 이 플레이어가 에러플을 하고 있는지 조차도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심지어 상대를 견재하고 약점을 알려면 그 세력의 규칙을 명확히 이해 해야만 합니다. 대충 듣고 플레이하면 졌을때 왜 졌는지도 모르고, 이겨도 재미가 없을 정도 입니다.
두번째는 4인플을 기준으로 밸런스를 잡았고, 이 밸런스도 종족간 능력 조정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앞서가는 세력을 나머지 세력이 합심하여 견제하고 괴롭혀서 잡도록 되어 있다는 것 입니다.
다른 게임들도 밸런스는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추후 공지나 패치/수정 컴포넌트를 판매하여 잡을 수 있는 수준 입니다.
하지만 루트는 펙션(세력) 마다 매커니즘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매커니즘에서 오는 장점이나 단점이 존재 합니다.
이 것을 패치하면 매커니즘 자체가 변하거나, 이것을 고쳤더니 다른 곳에서 또 밸런스 문제가 생기는 식으로 계속 전이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앞서나가는 펙션을 합심해서 견재하는게 오히려 더 적당하다고 생각됩니다.
세번째는 앞의 첫번째와 두번째 이슈로 인해 게임의 룰복잡성/이해가능률이 상당히 높다는 것 입니다. (이하: 웨이트 라고 부르겠습니다)
보통 하나의 게임에 들어가는 메인 매커니즘이 각 세력마다 들어가 있고, 이 모든 매커니즘을 모든 플레이어가 완벽히 이해하고, 에러플 없이 플레이를 해야 합니다. 룰 마스터가 있다고 하더라도, 참여하는 모든 세력을 빠짐없이 설명하는 것만 해도 상당히 오래걸리고, 어려운 일입니다.
마지막으로 루트는 4인플에 최적화 되어 있다는 것 입니다. 그나마 3인플이 유효하기는 하지만, 리버보크 확장에서 추가된 1인플 (오토마타 AI 이용한 고양이 후작), 5-6인플은 형식상 플레이가 가능한 것 일뿐 추천 되지 않습니다.
2인플이 문제가 되는 부분은 기본적으로 밸런스가 견재를 바탕으로 하는데, 매커니즘의 문제로 세력간 상성이 존재하며, 이미 독주체제가 된 선지자를 넘어뜨리는데에는 혼자힘으로는 역부족이기 일 수 이기 때문이지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워게임인 크툴루워즈에서는 혼자서 둘도 무너뜨리고, 셋도 방어할 수도 있었던 것에 비해 (물론 손상은 크게 입습니다) 큰 차이 입니다.
그럼 5-6인플은 문제 없어야 하는것이 아니냐고 생각해볼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루트는 맵이 여러게 있지만 이 맵의 사이즈 자체가 4인플인게 문제 입니다.
맵이 세력 수에 맞쳐서 사이즈가 증가해 주었다면(물리적 사이즈라기 보다는 맵을 구분하는 최소 단위수의 증가 (루트에서는 공터의 수)), 5-6인플도 나쁘지 않게 소화했을 가능성도 높았을거라 예상됩니다.
맵이 너무 좁아서 너무나도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빠르고, 자주 발생하게 되는 것 입니다.
스타크래프트에서 4인용 맵에서 8명이 플레이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세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루트 5-6인플은 너무 빡빡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크툴루워즈에서는 세력의 수에 따라, 맵이 조합되어 커지게 되어 있어서, 적당한 여유와 충돌을 유도하게 되어 있는 것에 비해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트가 사랑을 받는 이유는 아무래도 이런 모든 단점을 상세할 만큼 매력적인 모습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미 검증된 맛있는 음식들을 잘 조합하여 버무려 놓았다는 느낌일까요? 물론 살찐다는 단점이 있을지는 모르더라도 먹고 싶다는 것 입니다.
물론 인기를 끌고 있어서, 이슈가 되고 있어서 생기는 거품 효과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4인플을 맞추고 모두가 반복된 플레이로 각 세력들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있다면, 상당히 잘 만들어진 재미있는 게임이라는 것은 변함 없는 사실 입니다.
일부 게이머들은 1-2인플도 오토마타와 대전하면 재미있다는 의견도 있고, 한 세력으로 플레이를 하고나면 다른 세력으로도 플레이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그렇게 세력을 바꾸는 것 만으로 완전히 다른 게임을 하는 것 같다고도 이야기 합니다.
정리하자면 저렴한 워게임과 독특한 세력의 특징에 하나의 게임으로 여러 게임을 하는 느낌을 받고 싶은 4인 위주의 플레이가 가능한 전략을 좋아하는 보드게이머라면 망설일 필요 없이 구매하라거 말하고 싶습니다.
1-2인플레이어라면 오토마타 Al 와 하는 것이라도 괜찮을 것 같고, 간간히 3-4인플을 해보기를 기대하는 경우에만 추천 드립니다.
5-6인플이 주가 될것 같으신 분들은 맵을 늘리는 추가 규칙이 나오기를 기다리거나 , 플레이어들을 더 모아서 두파티를 돌리는게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전략 게임이나 복잡한 게임이 취향이 아니라면,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동물 테마가 맞더라도 과감히 포기하시라고, 전해드립니다.
위에 추천과 반대와 상관없이 고민하고 있거나, 그냥 내가 가지고 싶고, 만족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십시오. 당신이 당신의 인생의 주체니까요! 당신의 선택을 응원합니다.
심심할땐 엘프리의 놀이터로 돌아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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